어쨌든 사건은 사건

11월 11일

곧바로 달려간 진단방사선과 전문병원에서 소위말하는 큰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다.

물론 찍기전에 왜 찍으려고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 있었는데

정기 건강진단에서 폐결절이 발견되었다는 답에 선생님은 그 경우 작은 사진으로 판독하는 것이니까 혹시 모를 오류도 있을 수 있으므로 일단 정면으로 큰 사진을 찍어서 판독해 보고 폐결절과 같은 것이 보인다면 측면사진을 한 번 더 찍어보자고 하셨다.

가운으로 갈아입는 길지 않은 시간에 그렇다면 폐결절이 아닌 것이라고 이 자리에서 판명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작은 사진을 찍는 것이어서 자세히 보기 어렵고 또 출력되는 과정에서 미세한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 아예 이번에 큰 사진 한 번만으로 충분히 아닌게 판명되면 홀가분 할수도 있겠구나 하는 기대도 들었다.

부디 측면사진을 찍자는 말이 나오지 않길.........

첫번 사진을 찍고 기다리는 시간이 웬지 불안하더니 선생님 선뜻 가볍게 말씀하시길 "자 측면사진 찍읍시다"였다.

최종판독을 하는 자리에서 그나마 위안이 되는것은 내가 우려하는가능성은 명 가지 정황으로 볼 때 매우 낮다는 소견 이었는데그래도 더 정확히 알고 싶다면 종합병원 호흡기내과를 찾아가 보라는 말씀이었다.

이곳에서 알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폐결절이 확실하다는 것 뿐이었다.

선생님의유효기간 1주일짜리 의뢰서와 필름 2장을 들고 나오면서 주말에 장모님의 생신을 맞아 처갓집에 다녀온 뒤 다음주중에 검사를 받아야 할 수 밖에 없는데 처갓집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연기력을 펼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발걸음이답답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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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J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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