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바쁘신 가운데에도 제 빙장어른의 장례에 오셔서
조문해 주신 분들 그리고 멀리서위로를 전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이렇게 게시판을 통하여 먼저인사드리는 점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만졸지의 일처럼 혼미하여
먼길 마다치 않고 찾아주셨던 분들께 일일이 인사를 제대로 못드린 것 같아 죄송하기 그지 없습니다.
중환자실에서 6개월이나 계셨던 터라 예기치 못했던 일은 아니었지만
그간의 건강상태에 비해서는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거듭 결례를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돌이켜 보면
벌이도 시원치 않은말단 9급공무원이던 제가 아내와의 6개월간의 몰래한 연애를 빌미로
처음 찾아뵈었을 때가 불과 12년 전이었는데
그 때 그 어른은 혹 있었을 주변의 우려를 불식하시고흔쾌히 그자리에서 허락하여 주셨습니다.
황망히 시간이 지나 삼우제를 지내고 일찍 든 잠에서 깨어난지난 새벽에야 비로소
기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헤집어 낼 수 있었지만
그 때 그 기억만은 어찌도 그다지 강렬하게 살아나던지요
이제서야 어리석은 저는
돌아가신 어른께서
생전에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인연을 흔쾌히 맺어 주시고
이렇게 돌아가신 후에는 새삼 제 주변의 인연들에게 소중함과 감사함을일깨워주는 인생의선물을 남기신 것임을 알 것같습니다.
거듭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아울러 보이는 것 보다 더 많은 슬픔을 안으로 끌어안고 계실 빙모님과 아내를대신하여
감사의 마음잊지않고 보답하겠다는 말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