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날씨가 계속되지 않는다는 것이 유일한 보상인 이 겨울이 벌써부터 이다지도 길기만 하다고 푸념하는 것은 숫제 감기를 달고 사는 우영이 때문이다.
묽게 흐르던 콧물이짙은 농도의 것으로 바뀌면서 코를 닦아 주어야 할 빈도가 줄었고 활동적이다 못해 역동적이기까지 한저지레가 그나마 회복기에 들어섰다는 위안일 뿐 건강전선에 아무일 없이 지냈던 것은 퇴원이후 잠깐동안 뿐이었던 것 같다.
그 와중에 오늘 함께 지낸 시간들은 오로지 녀석의 통제불가하며 무한대로 증가하는엔트로피의 실체를 확인하는 일 뿐이었지만 그래도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독창적인시도들이 많아 즐겁기도 했다.
그 백미가 짧고 빡빡한 마치 수영모자 같은 그 흰모자를 옷장 깊은 곳에서 어떻게 찾아낸가 싶더니 혼자서 끙끙 눌러쓰고는 보란 듯이 나를 보고 웃던 모습이었다.
그러나 정작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엄숙한 표정은 어떤 종류의청개구리 짓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