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글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와서

HJJH 2006. 3. 11. 13:18
박물관을 찾게 되는 것은 우리가 배워온 역사와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해 보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새로울 것도 크게 없지만 우리의 우수한 민족문화를 느끼며 행복감에 젖어들 수 있다. 이미 작년에 개관하여 무척 가보고 싶었음에도 따로 시간을 내어 찾아 가보지 못했던 국립중앙박물관을 고맙게도 이번 연수의 현장체험활동을 통하여 찾아볼 수 있었다.


많지 않은 박물관 체험에 의한 것이지만 가까운 춘천박물관도 그 규모에 있어서 어느 곳에도 손색없는 훌륭한 곳이나 이곳 국립중앙박물관에 비할 바는 아닌 것 같다. 분명한 것은 국립중앙박물관은 결코 하루에 다 돌아볼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다녀온 바 오전 8시 50분이라는 늦지 않은 출발시간과 오후 5시 춘천도착이라는 지극히 정상적인 당일일정에서 박물관에 머무를 수 있었던 4시간의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체득할 수 있는 사실이었다.


[개표소에서 본 박물관입구 ]

춘천에서 박물관이 소재하고 있는 서울 용산까지의 박물관 나들이가 좀처럼 쉽지 않은 입장에서 수많은 전시관 중 몇 곳만 집중적으로 둘러보고 다음에 또 와서 볼 계획을 잡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더라도 도대체 고고학이나 최소한 국사에 그다지 해박한 지식도 없는데다가 강렬한 학술적 탐구의지도 없는 상태에서 약 4㎞에 달한다는 박물관의 전체동선을 오르락 내리락 3시간 정도 걷는다는 것은 피로 그 자체였다. 도대체 왜 이 방대한 전시물들을 낱낱이 다 둘러보아야 하는지 하는 의문에 스스로 답할 자신이 없어진다.


우리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몇 분의 할머니께서는 두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는 안내인의 말에 정문입장도 않고 정원잔디에서 2시간을 보내겠노라며 머물러 앉으신다. 그래도 우리는 어쩌겠는가 건물 껍데기만 보고 박물관을 다녀갔노라고 할 수 없는 일. 1층 고고관 2층 기증관 및 미술관 3층 미술관으로 구성된 2시간 30분의 일반적인 박물관 코스를 따라 우리 40명의 일행은 출입구를 지나 중앙통로에 접어들었다. 관람은 자연스레 형성된 각 그룹별로 진행되었는데 나는 가끔은 빨리 지나치기도 하고 자세히 보기도 하며 등속진행을 하지 않아 여러 그룹들과 만나기도 헤어지기도 하였다.


박물관 관람을 통하여 교과서의 추억(?)도 떠올리며 많은 것을 확인하고 배울 수 있었다. 방대한 문화유산의 세세한 것들을 되새기지 못하지만 인상깊었던 기억이 있었다면 그것은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유산을 일반관람객들이 쉽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했던 흔적이 역력했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금동불감(金銅佛龕)' 을 (부처님을 모신 작은 집) 이라고 이름 붙여 놓는 식이다. 지식이 있는 자만이 느끼고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니라 이름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해 놓으니 우리 문화에 대한 교감이 절로 생기는 듯했다.


그리고 삼각대나 플래시의 사용 등 관람자를 방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대부분의 전시물에 대한 사진촬영이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고맙고 편리한 배려였다고 생각되었다. 사진촬영이 허용된다는 것은 전시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일 수 있게 하고 나중에 공부하게 하는 동기도 부여해 준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관람객들을 절제가 가능한 문화시민으로 인정하고 있는 듯하여 기분도 좋았다.

[ 박물관 인공호수 ]

두 시간이상 전시물들을 감상했던 터라 늦은 중식은 꿀맛과 같았다. 중식후 박물관 광장과 인공호수변을 잠깐 걷노라니 박물관을 둘러보느라 복잡해진 머리와 피로감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 박물관 관람 참고사항
1. 명 칭 : 국립중앙박물관 (http://www.museum.go.kr/kor)
2. 위 치: 용산구 이촌동 (이촌전철역에서 걸어서 5~10 분 거리)
3. 관람시간 (정기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 평일 : 오전 9시 ~ 오후 6시
 ○ 토·일요일 / 공휴일 : 오전 9시 ~ 오후 7시
4. 관람권 매표시간 : 관람시간 종료 1시간 전까지
 ○ 평일 : 오전 9시 ~ 오후 5시
 ○ 토·일요일/공휴일 : 오전 9시 ~ 오후 6시
※ 무료관람일 : 매월 넷째 토요일
5. 전시물 설명도움장치
영상설명기 (PDA) 및 음성설명기(mp3)가 있는데 internet을 통한 사전예약이 가능하며 주말에는 사전예약이 필요함.

사용료는 PDA가 3,000원 MP3가 1,000원이며 전시유물에 대한 설명과 관람동선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